[25.12.28] 말씀대로 이루어지길 기다리기 (누가복음 1장 26~38절)
본문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은혜를 받은 자”(28, 30절)라고 거듭 말합니다. 마리아는 나사렛이라는 시골에서 막 사춘기를 지난 10대 여자아이에 불과했습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 여자가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할 것이라는 말씀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입니다(30~33절). 하지만 천사가 친척 엘리사벳의 임신과 능하지 못하심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을 언급하자(36~37절) 마리아는 담대하고 겸손하게 대답합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절).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찾아갔습니다(39~45절).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믿을 수 없는 일을, 엘리사벳은 이해하고 믿어 주리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늙은 엘리사벳과 처녀 마리아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임신이 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은 더 분명합니다. 아이 없는 여인을 무시하는 사회에서 엘리사벳의 임신은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처녀가 아이를 갖는 것은 결코 축하받을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로부터 매장당하는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복이 있다고 격려했습니다(42, 45절). 마리아는 메시아를 준비하고 기다려 온 모든 세대를 상징합니다. 마리아는 가장 연약한 존재이지만 그 어떤 인물보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쁨으로 기다린 믿음의 사람입니다.
구원에 관한 모든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주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마리아는 “은혜를 입은 자”답게 그 일에 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천사를 만났을 때도 그랬고, 출산 후 목자들이 다녀간 뒤에도 그랬습니다(눅2:19). 후에 성전에서 예수님을 잃었다가 찾았을 때, 예수님의 말씀은 어머니에게는 이해할 수도 없고 무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 말을 마음에 두었습니다(눅2:50~51). 마리아는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뜻과 계획)을 붙잡고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온전히 받아들이고 기다린 믿음의 여인이었습니다. 기다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수동적으로 넋 놓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다림은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는 고백과 함께 어떤 일이 닥쳐도 하나님의 계획에 온전히 사용 받도록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는 일입니다. 기다림의 절기인 대림절에 성도는 부지런히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찾고, 빛으로 나아오고, 그리스도로 옷 입기를 갈망합니다. 이런 기다림을 통해 우리의 믿음은 단단해지고, 소망은 분명해지고, 사랑은 풍성해집니다.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에서 오는 불안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주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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